진흙에서 피는 꽃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법률은 일상에서 유리된 이질적인 무언가로서 존재합니다.

그러나 법률은 멀리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것도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과 아주 가까이에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일상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서로 싸우지 않고 언제나 아주 평화롭게 지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때때로 또는 자주, 곳곳에서 싸움이 일어납니다.

때로는 큰 싸움이 일어나기도 하고, 난장판 또는 진흙탕 같은 싸움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법률은 진흙탕 같은 싸움이 있기 때문에 존재합니다.

싸움을 해결하기 위하여 존재하고, 그 해결의 기준을 제시하여 주는 것이 법률입니다.

즉, 법률은 싸움, 진흙탕 속에서 피어난 것입니다.

높은 곳에 있거나 현실과 멀리 떨어져 있는 그 어떤 것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낮은 곳에 있고, 가장 더럽고 치사한 것들과 얽혀 있는 것이 법률입니다.

 

세상에 법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가지고 싸움을 해결해야 할까요.

물론 법률이 존재하는 현대의 사회에서도, 법률이 아닌 다른 것들로써 싸움을 해결하는 경우도 많기는 합니다.

아마 보통 사람들의 건전한 상식이 싸움을 해결하는 기준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즉, 보통 사람들의 건전한 상식, 이것이 법률의 시작이자 기본적인 원리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법률은, 우리의 기본적인 상식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리고 법률은 대체로 진흙탕 같은 싸움 속에서 그 역할을 수행하고 빛을 발합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보통 사람들의 건전한 상식을 지켜나가는 일.

이것이 법률가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변호사 김선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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